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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SM소설, 수위소설) 장미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Story" 태그로 다른 소설들도 검색이 가능합니다.
#아래 소설은 일반인이 거북해 할수도 있는 내용이 담겨 있을수 있습니다. BDSM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면 되돌아가기를 눌러 주세요.

노무라 후미꼬 - 장미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薔薇はもうこない

著者 : のむら ふみこ

----바보구나 케이. 넌 정말 바보야----
----괜챦아, 케이. 네가 싫다면. 도망가도 좋아----
----너때문에 유우코는 죽은거야. 타던 머리카락, 타던 손.... 유리창에 비
친 공포와 절망..... 너때문에 유코가 죽은거야. 난 절대 널 용서치 않아
----
----말해봐. 후지나미군. 제발 절 벌해주세요, 라고. 무릎꿇고.... 그래 그걸
로 좋아----
----그걸로는 손목의 줄이 보여. 더블로 해. 그래 굉장히 잘 어울려----
----시간이 됐다. 가자 후지나미군. 자, 일어서----
----웃어, 후지나미군. 이제 곧 문이야. 웃으라구. 네가 주역이다----


1

" 그러면, 건배의 말을 "
" 에--, 새로운 사장님의 취임과 후지나미 산업의 발전을 빌며..... 건배! "
" 건배! "
" 건배...... "
" 축하드립니다. "
" 이걸로 후지나미도 무사태평이겠군요. "
" 日高콘쉐른의 날개아래에 들어간 것으니까요 "
" 사장님은 몸 바친다, 라하는 겁니까. "
" 아니, 日高토시아키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그를 사장으로 앉혔다라는
이야깁니다. "
" 인신공양이군요. "
" 몇살이라고요? 예? 스믈둘? 역시...... "

몇잔잰가의 컵을 받으며 후지나미 케이는 내심 한숨을 쉬었다.
몸의 마디마디가 아프다. 어제밤은 하루밤 내내 日高의 명령에 따라 그의
욕망에 봉사를 했었던 것이다. 몸의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곳은 상처투성이
다.
케이는 담소하고 있는 히다까를 힐끔보앗다. 빈틈없는 말투, 단정한 미
모.....
----망할자식!----
벌컥 컵을 들이켰다. 입안의 상처에 샴페인이 스며들어 케이는 얼굴을 찡
그렸다.
그 귀에 히다까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상냥하게 웃으며.......
" 후지나미군. 주역이 그런 얼굴을 하고 있으면 안돼지. 나중에 처벌이야. "
케이도 즐거운 듯한 얼굴을 보이며 히다까에게 속삭였다.
" 제길할! 새디스트!! 이쪽은 서있는게 고작이라구! "
" 이런이런...... 그럼 오늘밤은 설수 없게 해 드리지. 이걸로 2,3일 공식석
상에 나갈 필요는 없는거니까 "
케이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말하고 히다카는 파티의 물결로 사라졌다.
설수 없게라고? 케이는 아픔으로 운다는 일은 처음이었다. 어제밤은 실제
로 그래서 울었었던 거다. 지금은....지금은 공포가 지나쳐 눈물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그 눈물을 멈춘것도 역시 공포였다.
여기서 눈물따윌 보였다간 [설수없게]정도로 해결되지 않게된다. 말을 걸
어오는 어딘가의 사장인가 전무인가에게 케이는 자포자기인 듯한 웃음을
지었다.
" 사장님. 마츠세이직물의 전무님이 인사를 오셨습니다. "
뒤에서 말했다. 감정을 죽인 정중하지만 굉장히 사무적인 말투이다.
" 사장은 그만둬줘 "
목소리의 주인은 돌아본 케이로부터 눈을 피했다. 가능한 것이라면 말도
걸기 싫었을 것이다.
" 쓰기하라과장님 전화입니다. "
여자사원이 불러 남자는 서둘러 케이를 거래처의 중역에게 소개시키고 회
장을 나갔다. 케이는 중역의 이야기따윈 흘려듣고 그 검은수츠의 뒷모습을
멍하니 눈으로 쫒았다.
도산직전이었던 후지나미산업은 죽은 선대의 장남 케이를 사장으로 앉히
고 히다카로부터의 막대한 차금원조를 뒷배경으로 재건의 길을 모색하려
하고 있었다........

털이 긴 융단에 케이는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그것을 몸에 걸치고 있는거라 말할수 있는 거라면 양손목의 검은
가죽벨트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잇는 쇠사슬과.
파티회장의 호텔에서 케이는 다시 히다까의 맨션으로 데려와 졌다.
그는 지금 히다까에게 첫 번째 봉사를 막 마쳤다.
" 매우 많이 늘었어,후지나미군. "
히다까의 어조는 전혀 변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동요했다, 라고
하는 것은 없을 것 같다. 조용하게 웃으며 케이를 친다. 사랑하고 있어, 라
고 부드럽게 속삭이며 케이를 피투성이로 만든다.
"상을 주지. 눈을 감아. "
케이의 턱에 손을 넣고 위를 향하게 하며 그가 말했다.
차가운 금속이 목덜미에 닿았다. 카챵하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눈이 떠졌
다. 눈앞에 내밀어진 거울에 자신의 얼굴이 비추고 있다.
땀으로 머리카락이 젖었고, 눈이 좀 부은 듯 하다. 목에 딱맞게 은색의 링
이 채워져 있다. 앞부분에 정교한 고안의, 장식이라 치기엔 너무 꽉 붙는
루프가 붙어있다. 반작반작 빛나는 돌--아마도 다이아겠지--이 케이의 가
슴을 장식하고 있다.
" 일리지움 브라치나야. 벤치 정도론 날이 나갈뿐이지. 이제부턴 목이올라
간 옷을 입도록해. "
방긋 웃으며 히다까는 그 루프에 아무렇지게나 쇠사슬을 꿰었다.
" 자 그럼, 다음은 처벌이다. "
휙 쇠사슬이 끌려져 케이는 앞으로 폭 엎어졌다. 링이 목에 조여들어 조
금 더했으면 질식할 상태였다.
거의 질질 끌리듯이 해서 케이는 그 앞에 세워졌다.
목안에서 비명이 새어나왔다. 공포로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딱 한 번 당
한 일이 있었다. 손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금속상자. 전류발생장치.....
다리가 얼어붙어 도망가는 것 조차 할수 없었다. 하기야 히다까의 손이
단단히 쇠사슬을 잡고 있어서 어떻게 해도 케이는 도망갈수 없었을 것이
다.
오른손과 오른발에 플렛이 붙여졌다.
의자에 단단히 고정당하고 케이는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었다.
"......살려줘......"
눈물이 흘러내린다.
" 제발, 부탁이니까..... 살려줘. 이것만은 싫어..... 이것만은 하지 말아줘!! "
눈앞에 아름다운, 무서운 사촌에게 케이는 애원했다.
그것은 그를 즐겁게 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멈
출 수 없었다.
머리카락이 솟을 정도로 무서웠다. 눈물이 계속해 흘러 뺨을 타고 무릎위
를 적셨다.
" 너무 울면 절연체가 젖어. 네가 괴로울 뿐이다. "
눈물로 엉망이 된 케이의 얼굴에 키스를 하고 히다까는 부드럽게 말했다.
말하며 스위치를 넣었다----------------------

#2257 고영주 (ko9468 )
[번역] 장미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2 11/25 01:06 205 line


2

후지나미 산업은 커텐이나 크로스등의 인테리어용 섬유제품 전문 메이커이
다.
오래전부터 동족사회로 경영체계가 전근대적이었다. 이 수년간 차차 이익
고가 내려가고 있던 때에 가장큰 거래처가 도산하고 그 여파를 그대로 받게 될 지경에 이르
렀다.
사장이자 케이의 부친은 여기저기 손을 내밀어 결국에는 죽은 누나가 결
혼해 간 히다카家-히다카콘쉐른에게도 원조를 의뢰했다. 누나가 죽고서도 사적인 교류는
있었지만 업무상으로는 일절 연관한 적이 없었다. 그가 고지식하고 성실하다란 것도 있었지만 어쨌건 기업으로서의 격차가 너무 큰 것 이었다.
히다카 콘쉐른으로부터의 대답은 기묘한 것이었다.
좋습니다. 원조하지요. 라고, 그 겉으로는 공손하나 속으론 무례한 편지의 주인은 써 보내온 것이다.
[단지, 조건이 하나. 귀댁의 아드님을 받고 싶습니다. ]
서명은 히다카상사 주식회사 본사영업 본부장 히다카 토시아키 였다. 죽은
누나의 유복자다.
히다카 본가 직계인 그는 직계라고 하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그 발군의
경영 능력 때문에 히다카 콘쉐른의 중핵인 히다카상사의 중역취임도 멀지 않았다란 소문이 돌고 있었다.
부친도 놀랐지만 가장 놀란 것은 당사자 케이였다.
" 받고 싶습니다란 건 뭐야! 강아지도 아닌데. "
케이는 매우 화를 내었다.
그는 당시 대학교 2학년이었다.
갈색의 피부에 흰 이가 반짝이고 검은 눈은 언제나 즐거운 듯이 빛나고
있었다. 대인관계가 좋고, 명랑하고 친절해서 그의 주위엔 친구나 걸프렌드가 잔뜩 모였었
다.
약간 경박하다고 하는 말도 있었지만 대체적인 평가는 양호했었다. 그 녀석은 세계에서 가
장 행복한 녀석이다. 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케이 자신도 매일이 즐거워서 어쩔 줄 모를 정도였다.
그는 히다카상사의 본사에 기세를 떨치며 들어가 히다카 토시아키에게 면회를 요청했다.
" 이런, 이런 "
라고 히다카는 말했다. 매우 넓은 오피스의 매우 넓은 데스크에 팔을 괴고 히다카는 웃었
다.
" 오늘은 장미꽃도 샴페인도 없어. 재회를 축하하기에는 좀 쓸쓸하군. "
케이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을 눈치 챈 히다카는 약간 얼굴을 흐렸다.
" 네가 아직 초등학생이던 때 몇 번인가 만난 적이 있었다. "
그리고 케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고 미소 지었다. 사촌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 나는 널 좋아했었어. "
그 미소는 케이를 꼼짝 못하게 했다. [압도된다]는 건 이런 것이다....
케이는 화가 났다. 꼼짝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나서 퉁명스럽게 말했다.
" 받고싶습니다, 라는건 무슨 의밉니까. 그게 원조의 조건이라 해도..... "
히다카는 변함없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 네가 나의 것이 되는 것. 나의 침실에서 나의 쾌락을 위해 봉사하는 것."
케이는 튓통수를 얻어맞은 듯 했다. 놀라서 말도 할 수 없었다. 대낮에 일본 유교의 대기업 부장실에서 신에게 재기와 미모의 축복을 받은 초엘리트가 말하는 말로는 생각할수 없었다.
겨우 십분의 면회시간이었다. (회의중임에도 불구하고 돌연 나타난 케이를 위해 시간을 내
어준 것 같았다. ) 케이는 머리를 감싸안고 돌아갔다.
" 우리들의 아름다운 사촌께선 어째서 나 같은 거한테 거기까지 집착하는걸까. "
2살위의 배다른 누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 네가 그를 찼으니까지. "
" 찼다고? 내가? 언제? "
놀라서 케이가 물었다.
" 왜, 우리들 어릴 적에 매년 여름은 히다카의 별장에서 지낸 적 있잖아. 네가 초등학교 5학년때였나, 토시아키상이 유럽연수에서 돌아와 별장에서 여름을 지내게 됐었지... "

히다카 토시아키의 모친은 그의 부친이 한눈에 반해 격이 다르다 반대하는 양가를 설득시켜 후지나미가에서 신부로 맞아들였다. 라고 하는 대단한 미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토시아키를 낳고 곧 죽었다. 그는 몇 명인가의 유모와 몇 명인가의 계모들
의 손을 거쳐 자랐다. 몇 명의 배다른 형제가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를 가장 귀여워했다.
귀여워하고 기대해서 굉장히 엄격하게 키웠다. 그리고 그자신도 충분히 그 기대에 응했다.
그는 원래부터 영리한 아이였으며 어머니와 매우 닮은 시원한 미모의 호인이었다. 행인가
불행인가 그는 그 나이가 될 때까지 좌절을 몰랐었다.
원하는 것은 대부분 곧 손에 들어왔다. 바로 손에 들어오지 않아도 그가 노력만하면 얼
마안가 자신의 것이 되었다. 13살 연하의 건강하고 천진한 이종사촌이외에는.
케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단지 개구쟁이였다. 그는 아름답고 현명한 사촌형에게 경의를 표
하기는커녕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 영웅은 잠자리잡기의 명인인 마을의 악
동이었다.
아침에 포충망을 가지고 별장을 뛰쳐나가면 저녁 무렵이 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오면 걸신들린 듯이 저녁을 해치웠다. 부모님이나 누나들은 사촌을 둘러쌓고 그 풍부한 화제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때도 먹는데 바빠 아무것도 듣지 않고 있었다.
다 먹은 후엔 푹 쓰러져 쿨 하고 자버렸다.
건강하고 자유롭게 커가던 어린이였다. 갈색의 피부, 언제나 반창고가 붙여져 있는 무릎,
타서 벗겨지는 콧머리. 호기심의 덩어리 같은 눈. 살아있는 것이 즐거워서 어쩔 줄 모르는 12세의 소년. 그것이 케이였다.
펜싱에 수영, 요트도 조종할 수 있고, 대학 때는 테니스 선수였던 히다카는 그 정도의 운동신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건강하지 않아보였다. 그것은 정신이 건강하지 않다고 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완벽하게 있는 것에 피곤한 듯한 그늘. 발산할 수 없는 응어리 같은 것이 히다카의 육체에
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 점이 매력이다. 라며 젊은 여자아이들은 즐거워했지만 본인에게 있어서는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심신 모두 생명의 약동감, 바로 그것이라 하는 케이에게 히다카는 매료되었다. 이 아이와 함께면 자신도 해방될 수 있는 건 아닐까.......
히다카는 케이를 갈망했다.
햇빛의 냄새가 나는 머리카락에 뺨을 대고 싶었다. 반바지로부터 뻗쳐진 먼지투성이의 다
리에 키스하고 싶었다.
어느 날 오후, 그 전날 밤늦게까지 트럼프 따윌 하고 있어서 피곤 했던건가, 케이는 드물게도 해가 떠있는 동안 별장에 돌아왔다.
가족은 전부 외출 중이었다. 케이는 욕실에서 샤워하고, 바스타올만을 두른 채의 모습으로
만화책을 가지고 시원한 안쪽 방으로 들어가서 곧 그 대로 잠들어버렸다.
모두보다 한발먼저 돌아온 히다카는 안쪽 방을 열고 (낮에는 그곳이 히다카의 독서 장소로
되어있어서) 놀랐다.
젖은 머리카락을 이마에 붙이고 입가에서 침을 흘리고 있는 히다카의 엔듀미온(뭔지 정확
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사랑의 요정이나 그런거 아닌가 싶네요 ^^;;;)이 자고 있었다. 바스타올은 벗겨져 그의 귀여운 거기가 내보여져 있었다.
히다카는 눈을 감고 침을 삼켰다. 그대로 문을 닫고 가버려 라고 그의 이성은 명령했지만
할 수 없었다. 타올을 덮어주지 않으면 감기에 걸려.... 그것은 구실이다, 라고 자신도 알고 있었다.
바스타올을 든 채 잠시 동안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이 그의 거기에 붙박혔다. 참지 못하고 떨리는 손으로 살짝 그것을 건드렸다. 케이는 푹 자고 있었다.
얼굴을 가까이 대자 태양의 냄새가 났다. 빛나는 생명이 숨쉬고 있었다.
정신없이 히다카는 그것을 자신의 입에 머금었다.
" 뭐하는거야! 변태! "
눈을 뜬 케이가 순간 부르짖은 말이 히다카를 깊게 상처 입혔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
았다.
며칠 후 그런 일은 완전히 잊은 케이를 히다카는 불러 세웠다. 그리고 이번은 솔직하게 고
백 했다.
널 좋아했다, 라고. 얼굴을 붉히면서도 필사적으로.
케이는 멍하니 입을 열고 히다카를 보았다. 횡설수설하는 사촌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케이
는 돌연 깔깔 웃어대기 시작했다.
" 토시아키상, 오카마였었군! "
케이는 그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다운 잔혹함으로
그것이 사람을 상처 입히는 말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히다카가 어느 정도의 결심을 하고 케이에게 고백한 것인가 그는 몰랐었다.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케이는 아이였었다. 단지 개구쟁이 아이였었다.
히다카는 그 이후 두 번 다시 케이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여름이 되면 유럽으로 가서 별장에는 발을 향하지 않았다.......

" 그런일 있었었나...... "
라고 케이는 말했다.
" 처음으로 만났다고 생각했어. "
유우코는 눈썹을 찡그렸다.
" 너, 설마 그걸 토시아키 상에게 말한 거 건 아니겠지? "
케이는 불안한 듯한 눈 깜박거렸다.
" 말했어, 좋지 않은 거야? "
유우코는 한숨을 쉬었다.
" 어쩔 수 없는 아이구나. 넌 그의 프라이드를 상처 입힌 것만이 아냐. 그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밟아 준거야. 그것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
" 하지만..... 기억 못 했는걸.. 어쩔 수 없잖아."
" 케이 매년, 너의 생일에 장미꽃다발 보내오고 있는 건 토시아키 상이야.
어차피 넌, 여럿 있는 걸프렌드 중 한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겠지만...... "
실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케이는 할말이 없었다.
몇 십송이의 화려한 장미꽃에는 [사랑을 담아서]라고 하는 카드가 곁들여져 있었다. 이름은 없었다.
" 그 장미는 아무데서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냐. 히다카의 별장에서 재배하고 있는 장미라구. 카드도 언제나 토시아키상 자필이었어. 매년 서명을 넣어서 크리스마스카드가 오고 있지? 그것과 같은 글자야. "
유우코는 질린 듯이 찬찬히 바라보았다.
" 넌 정말 바보로군. 정말 바보야. 알려고만 하면 곧 알 수 있는 걸.....
토시아키상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매년 카드를 쓰면서.... "
숨 막힐 듯한 장미향이 돌연 케이를 감쌌다. 그것은 마치 히다카의 집념 같았다. 케이는 왠지 모를 불안에 떨었던 것이다.


#2279 고영주 (ko9468 )
[번역] 장미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3 11/27 02:21 273 line

3

그해의 위기는 어떻게 건 자력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해 섬유업계의 대불황이 후지나미 산업을 덮쳤다. 그리고 자금조달에 애쓰고 있던 케이의 아버지가 과로로 급사한 것이다.
장례식 날 히다카 토시아키가 분향하러 왔다.
계속 울고 있던 어미니를 부축하며 흘끗 본 히다카는 상복이 너무 잘 어울려 젊은 사신처럼 보였다.
긴급하게 후지나미 산업의 중역회의가 소집되었다. 그것은 후지나미가의 친족회의이기도 했다.
히다카에게 원조를 부탁할 수밖에 없다, 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 싫어! "
케이가 부르짖었다.
" 도산해버리면 되잖아, 능력없으면. "
"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
연로한 이사 중 한사람이(그는 후지나미 산업이 후지나미 상점이라 할 때부터 지배인이었다) 벗겨진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 후지나미 가의 선조분들을 뵐 면목이 없게 됩니다. "
케이는 두통이 났다. 선조분들이라고? 하지만 여기서 선조분들을 꼬투리 잡으면 또 다시 이 늙은 지배인으로부터 후지나미가 몇 백년의 역사 강좌를 듣게 될 지경에 놓이게 된다....... 케이는 목구멍까지 나온 말을 삼켰다.
후지나미가는 무가출신이다. 매우 작은 藩(에도시대 다이묘가 지배한 영지. 인민. 통치기구의 총칭)의, 그래도 영주였었다고 했다. 명치시대가 되어서 일족의 장래를 걱정한 영주는 스스로 솔선해 염색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염색에서부터 직물, 그리고 인테리어용품을 다루는 상품은 변화했지만 후지나미가 및 그 가신의 자식손자가 일치단결해 그 산업을 지켜간다고 하는 형태는 변하지 않았다란 얘기다.
바보같아, 라는 하는 것이 케이의 감상이었다. 그런 말을 하고 있으니까 시대에 뒤쳐지는거야......
" 하지만, 케이상. "
유우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녀는 케이의 아버지가 첩에게 얻은 아이였다. 그녀는 모친이 7살 때 병사한 이래 후지나미가로 받아 들여져 케이의 어머니의 손으로 키워졌다.
케이의 어머니는 대범한 여성이어서 유우코를 괴롭히는 일 따윈 없었지만, 후지나미가 친족 일동으로부터는 첩의 자식이라고 무슨 이유건 대서 소외되고 경시당해 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우코는 다정하고 영리한 아가씨로 자라났다. 유우코의 성적은 언제나 톱으로 케이는 체육이외는 뒤에서 세는 편이 빨랐다.
" 누나를 보고 배워 "
케이는 언제나 강사에게 설교를 들었다. 케이는 누나를 존경하고 있어서 그렇게 꾸지람 들어도 자랑으로조차 생각해 질투하는 일 따윈 없었다.
" 넌 하면 할 수 있는데, 어째서 하지 않는 거야? "
대학생이 된 케이에게 가정강사가 말했다.
" 노력도 재능이라 하잖아? 난 그쪽까지 바보라구. "
가정선생은 한숨을 쉬었다.
그 진지하고 열심인 가정강사를 케이는 언제나 놀렸다. 그의 곤란한 듯한 얼굴이 좋았었다. 자신을 위해서 고민하고 자신의 행동이나 성적에 기뻐하고 슬퍼하는 그를 보는 것이 좋았었다. 다정하고 열심인데다 어떻게 하면 이 열등생을 할 맘이 나게 할까, 하고 참고서를 뒤지며 머리를 감싸 안고 있던 그를 보는 것이.......
그, 쓰기하라 타카시는 케이보다 다섯 살 연상으로 대학을 졸업한 후 후지나미 산업에 입사해 상품개발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의 죽은 부친도 사원이었다고 했다.
케이가 자신의 쓰기하라에 대한 생각이 두말할 것 없는 사랑이라고 안 것은 어느 여름 저녁, 유우코와 쓰기하라가 정원의 나무그늘에서 키스하고 있는 것을 본 때였다.
격렬한 질투에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처음으로 유우코를 질투했다.
안겨있는 것이 자신이었다면 이라 생각하고 욕정에 사로잡혔다. 매일 밤 그 망상이 케이를 괴롭혔다.
한없이 밝은 케이의 표정에 다소 어둠이 드리워진 것은 그 때문이었다.
유우코와 쓰기하라의 연애를 아버지는 기뻐했었다. 그는 쓰기하라를 주시하고 있었고 이전부터 회사를 물려받는 것은 장남보다 훨씬 잘난 유우코 라고 속으로 결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우코는 텍스타일디자인의 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후지나미 산업의 기획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재능도 있고 사원들에게도 인망이 좋았다.
문제는 중역회였다.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둘을 결혼시켜 뒤를 잇게 했다.
자신이 완강하게 주장하면 다소의 마찰은 있어도 어떻게 건 될 것이다..... 그의 계획은 그의 너무 빠른 죽음에 의해 이루어 질 수 없었다.
유우코는 자신이 굉장히 미묘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이사들의 앞에서는 케이를 상을 붙여 부르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지금도 좀 굳은 표정으로 열명의 이사를 보며 케이에게 말했다.
"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케이상. "
후지나미 산업은 백명 가까운 사원을 두고 있다. 2대에 걸쳐 근무하고 있는 사원도 적지 않았다. 도산은 그들 가족의 사활문제였다. 어떻게 해서라도 피해야만 했다.
" 당신들은 전혀 모르쟎아! 히다카가 나에게 뭘 요구하고 있는가!! "
이 녀석들은 알고 있는거야....... 알면서 내게 그녀석이 하게 해주라고 하는 거야. 후지나미 산업과 후지나미 가에게 있어서 난 하나의 장기 말에 지나지 않아......
케이는 절망적이 되어 누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유우코는 입술을 깨물고 눈길을 내리고 있었지만 얼굴을 들고 케이에게 말했다.
" 좀 시간을 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케이상 "
케이는 두말없이 그 말에 따랐다. 중역회는 일주일후 재개하기로 했다.
도망갈까, 라고 케이는 생각했다. 그대로 여기 있으면 저 녀석들은 분명 날 히다카에게 팔아넘긴다. 하지만 유우코가....... 혼자 남겨질 유우코가 얼마나 곤란할까. 무슨 일이건 무관심하던 케이도 그 정도는 생각할 수 있다.
" 괜찮아. 케이. 도망쳐도 좋아. "
유우코가 케이의 맘을 들여다본 듯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의미를 되물으려 하던 때 다른 방에 있던 쓰기하라가 들어왔다.
" 히다카의 요구를 이해할 수 없어. "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가 말했다.
" 케이의 몸이에요. "
유우코가 매우 명쾌히 대답했다.
" 뭐라고? "
쓰기모토는 오른손으로 머리카락을 빗어 넘겼다. 놀란 때의 습관이다. 그렇게 하면 모처럼 길들여 넘긴 머리가 흐트러져 순식간에 학생 때의 얼굴로 돌아간다.
케이는 얼굴을 붉혔다. 자신이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 일이 쓰기하라에게 알려지는 것이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 몸이라니?........그는 케이 군을, 그........."
" 자고싶다, 란다니까! "
케이는 부르짖었다.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자신이 창부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완전 노말로 순진한 쓰기하라는 일순 새빨게지다 못해 새파랗게 되어 화를 냈다.
" 농담이 아니잖아! 무슨 짓이야. 우리중역들은 그런 조건까지 받아들이려는 거야!! "
쓰기하라는 유우코의 옆에 털썩 앉아 엄한 얼굴로 말했다.
" 대책을 세우자. 자력으로 벗어나는 거야. 히다카의 힘을 빌리지 않고....... "
유우코와 쓰기하라는 그로부터 새벽이 다가올 때까지 몇 가지 대책을 내고, 검토하고 수정해서 겨우겨우 하나의 방향을 결정했다.
합리화를 진행하며 구태의연한 경영체질을 개선했다. 새로운 젊은이들의 힘을 경영진에 도입했다. 신제품의 개발에 힘을 기울여 무언가 히트상품을 낸다. 중역회를 조용하게 하기위해선 어쨌건 케이가 사장에 취임했다.....
케이는 거의 듣고 있지 않았다. 그는 쓰기하라의 눈이 유우코를 보는 것을, 쓰기하라의 손이 유우코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는 것을, 쓰기하라의 입술이 유우코의 이마에 부드럽게 닿는 것을 ....... 보고있었다.
" 동참해 주겠어요? 타카시상 "
유우코는 파란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별로 튼튼한 편은 아니었던 것이다.
" 물론입니다. "
그는 유우코를 꼭 껴안았다.
"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당신을 따를 겁니다. 사랑하고 있어요, 유우코 "
참을 수 없어....... 케이는 눈을 감았다. 죽, 이제부터 죽, 이런 둘을 보고 있어야만 하는 건가.... 행복한 케이의 단 하나의 어둠이 그의 마음을 완전히 어둡게 했다.
도망가자..... 유우코에겐 쓰기하라가 있다. 어차피 나는 사장 따윌 할 그릇이 아냐. 어쨌건 따윈 질색이야..... 히다카도 내가 없다 라면 의외로 쉽사리 원조해 줄지도 모르잖아........
케이는 다음날 집을 나갔다.
쓰기하라는 열화같이 화를 냈다. 유우코가 얼마나 케이를 위해 맘을 써 주었는지, 케이가 도망가면 얼마나 유코가 곤란할지........
" 그 아인 분명 알고 있었는데!! "
쓰기하라는 벽을 치며 소리쳤다.
" 자기만 생각하고.... 힘든 생각을 하기 싫어서 도망친 거야!! "
유우코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는 케이가 도망친 진짜 이유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쓰기하라에게 말하지 않았다. 쓰기하라의 오해를 풀어주지 않았다.
" 근본은 다정하고 솔직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그래. 케이. 너는 다정해. 다정하고 솔직하고 밝고...... 그리고 행복하고.......
내가 얼마나 그걸 부러워했는지 알아? 누구로부터도 사랑받고 사랑하고 행복하게 되기 위해 태어난 듯했어........
병에 걸린 어머니와 단둘이 결코 행복하지 않았던 어린시절. 후지나미에 입양되어 많은 감정이 넘쳐나는 소녀시절을 여기저기 신경 쓰며 자신의 마음은 눌러죽이며 살아왔다.
겉으로 표현될 수 없는 슬픔이나 분노, 질투가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침전되어 있는 것을 유우코는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안에 있는 어둠의 부분을 히다카 또한 갖고 있는 것이다.
유우코에게 있어서 빛은 쓰기하라였다. 그런 그를 사랑한 동생....... 자신이 원해도 얻을 수 없었던 행복을 아주 간단히 손에 넣어온 의동생에게 작은, 매우 작은 심술을 부려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일을 죽기 직전까지 계속 후회했던 것이다.

케이는 반년 간 곳곳으로 도망 다녔다. 경박하다, 게으름뱅이라고 불리던 자신이 잘도, 라 생각할 정도로 필사로 도망 다녔다. 자신이 먹을 것을 마련하기 위해 일했다. 대학에는 물론 가지 않았다.
이것도 저것도 단지 쓰기하라로부터 달아나고 싶다는 마음 하나 때문이었다. 곧 발견되어 몇 번인가 머리카락 한 올차로 도망쳤다. 3주로 친구들의 집은 포기하고 작은 역 뒷편 아파트나 어떤 땐 싸구려 여관을 전전하며 결국엔 날품팔이 노동자들의 도시에 갔다. 돈도 없었고, 여기라며 그렇게 간단하게 발견되진 않으리란 생각에서였다.
빠칭코점 점원에서부터 캬바레 보이나 소프랜드의 접수대, 그리고 그가 발견된 때는 야간보육원의 보부였다.
그는 아이들을 매우 좋아했다. 여자친구와 유원지에 가서도 곧 가까이 있는 아이들과 사이좋게 되어 여자친구는 내버려 두고 잘 놀았었다. 그것이 밉지 않다고 여자친구들이 말했다.
마침 지나가던 그가 일손이 부족해 고생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도와주었다. 이 마을의 사람들이 만든 공동보육원이어서 그들은 케이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사정이 없는 인간 따윈 이 마을에 없어서였다.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으면 케이는 이대로 시간이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여기서 일생을 보내는 것은 아닐까 문득 생각했었다. 쓰기하라조차도 잊을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 아이들의 저녁식사인 스튜를 만들고 있자 한 아이가 케이를 부르러 왔다.
" 케이선생님, 손님이요. "
아이의 실내화와 어른의 구두가 어지럽게 놓인 좁은 현관에 후지나미 산업의 중역이 두 사람 서있었다.
케이가 어릴 적부터 있던 상무는 앞치마를 하고 국자를 든 케이를 보고 눈물을 뚝뚝 떨어트렸다.
" 도련님. 찾았습니다....... "
콧물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 유우코 상이 돌아가셨습니다. "
케이는 일순 머리속이 새하얗게 되었다.
" 유우코가? 죽었다고? "
" 도련님이 돌아올 때까지라고 하며 사장대리를 맡아..... 과로로.......그런데도 운전을.......탱크로리에.......고속으로......."
횡설수설하는 그의 말을 이어 맞춰보고 겨우 사정을 이해했다.
유우코는 케이가 나가고부터 사장대리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이사회는 그녀를 소외시키고 협력하려 하지 않았다. 히다카 로부터의 원조는 끝내 얻을 수 없었다.
그래도 몇 명인가 중역이나 쓰기하라의 헌신을 뒷배경으로 유우코는 회사를 일으켜 세우려고 필사로 일했다. 자금마련에, 신제품의 개발에, 노동조합과의 절충에........
삼일정도 거의 절야를 하고 있던 어느 날 밤, 유우코는 오늘은 꼭 돌아가야 했다 하고 회사를 나갔다.
" 케이가 돌아와 줄지도 모르니까. 난 그 아이에게 사과해야만 하는 게 있어. "
그렇게 말했다 했다. 그날은 유우코의 생일이었다.
역시 자금마련에 뛰어 돌아다니던 쓰기하라가 회사로 돌아온 것은 그 직후였다.
그녀가 스스로 차를 몰고 돌아갔다는 걸 알고 그의 가슴에 불안이 일었다. 그 몸 상태로..... 운전이라고?
쓰기하라는 곧 차로 뒤를 쫒았다. 고속으로 달려 이제 곧 출구다라 한 곳에서 붉은 빛이 팟하고 밤하늘에 떠올랐다. 도로상에 타오르는 붉은 미라쥬를 보았다. 불이 막 붙은 때였다. 그 옆에 긴 탱크로리..........
쓰기하라는 굴러가듯 차에서 내려 뛰어갔다. 창유리에 유우코의 얼굴이 비추었다. 곧이라도 폭발하려 하는 차안에서 유우코는 쓰기하라를 보았다.
창을 두드리는 타는 손...... 타는 머리카락...... 공포와......절망.......
" 유우코!! "
쓰기하라는 차에 뛰쳐들었다. 문을 흔들고, 창을 두들기고, 차체에 기어올라 차안의 연인을 구해내려고 했다.
" 위험해! 폭팔했다! 떨어져! 빨리!! "
겨우 도착한 소방대원이 쓰기하라를 차에서 떼어내려 했다. 쓰기하라는 그 남자를 뿌리치며 다시 창을 두들겼다.
" 유우코!! 유우코!! "
타는 유우코의 눈동자........
" 위험해!!! "
두 사람의 소방대원이 동시에 쓰기하라에게 달라붙어 차에서 떨어트렸다.
그를 수풀에 억지로 쳐넣은 때 묘하게 둔한 폭발음이 났다.
하늘이 새빨개졌다. 도로도 사람도 새빨갛다.
저 불꽃은 유우코의 손일까.... 다리일까.... 멍한 머리로 쓰기하라는 생각했다. 흔들흔들 불똥을 받으러 가려하는 쓰기하라를 다시 한번 소방대원이 끌고 왔다.
10일전의 일이었다.

유우코가 죽었다.......유우코가 죽었다.......유우코가 죽었다... 세번 반복하고 케이는 겨우겨우 이해했다.
-----바보군. 케이. 넌 정말 바보야-----
-----괜찮아 도망쳐도 좋아. 케이-----
" 유우코...... "
케이는 얼굴을 가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 케이선생님, 무슨 일이에요? 케이선생님...... "
아이의 목소리가 먼 귀울림처럼 들렸다.
그리고.....케이는 돌아온 것이다. 한번은 버렸던 후지나미가에 두 번다시 만나지 말자고 생각한 후지나미의 앞에.

"너 때문에 유우코가 죽은거야! 제길랄! 네가 도망가지만 않았으면 유우코는 죽지 않았어! 물어내! 네 몸으로! 유우코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것을 지켜! "
유우코의 장례식 날 반년 만에 나타난 케이에게 쓰기하라가 다그쳤다.
오른쪽 눈부터 턱에 걸쳐 생생한 화상자국이 나있다. 오른손은 붕대로 둘둘 감겨 어깨에 매여 있다. 그 어깨에도 붕대가 감겨 상복의 소매를 끼지 못하고 입고 있다. 굉장히 살이 빠졌다.
유우코의 유영을 노려보며 소리 내지 않고 울고 있다. 무릎위에 쥔 왼손이 떨고, 보라색의 입술이 희미하게 움직여 연인의 이름을 되풀이 부른다. 무엇을 말해도 들리지 않을 듯 했다. 케이가 들어오기 전 까진......
" 도련님..... "
" 어머, 케이상...... "
그 당황해 서두르는 느낌에 쓰기하라가 돌아본다. 케이의 모습을 보자 소리를 내서 일어선다.
쓰기하라의 형상은 입구에 서 있는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케이에게 돌진해 다짜고짜 주먹질을 했다. 때리고 멱살을 잡고 전신의 힘을 넣어 케이의 몸을 흔들었다.
" 유우코를 돌려줘! 제길! 유우코를 돌려줘! "
" .............. "
"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유우코가 죽었어! 보상해! 일생을 바쳐 보상해! 나는 절대 널 용서치 않아 "
쓰기하라...... 다정한 쓰기하라...... 케이가 무엇을 해도 진심으로 화낸 적은 없었던 쓰기하라.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도망친 진짜 이유 따윈.
증오에 핏발이 선 눈...... 분노로 떨리는 손........
그는 결코 자신을 용서치 않으리라.......
그가 보상하라고 하는 것이라면 보상하리라. 자신의 몸으로 후지나미 산업을 지키라 했다면 그렇게 하리라.
그 이외에 자신이 살아갈 가치 따윈 없다.
쓰기하라에게 맞으며, 흔들리며 케이는 결심한 것이다.

지겨운 3장 끝.
4장부터 이제 본격적 히다카의 이지메가 시작됩니다. ^^


#2283 고영주 (ko9468 )
[번역] 장미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4 11/27 21:13 254 line

4

케이는 정장을 입고 있다. 검은 정식 수츠에 은색 실로 짠 넥타이. 진주 타이핀. 역시 진주 커프스 단추, 라고 하는 옷차림으로 굉장히 파랗게 질려 히다카의 앞에 서있다.
2년 전의 그날과 같이 히다카는 넓은 흑단제의 데스크에 팔을 괴고 케이를 맞았다.
일어서서 케이에게 손을 내밀고 정중하게 유우코의 죽음에 애석함을 표했다. 그 표정에서는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럼....... "
히다카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케이의 명함을 손가락에 끼고 팔락팔락 흔들며 말했다.
"용건을 들을까요. 후지나미 산업주식회사 대표이사 후지나미 케이군."
케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제길! 가지고 놀고 있어.
" 네가 이겼어. 원조해줘. "
퉁명스럽게 케이가 말했다.
" 이런. 자넨 그러고도 사장인가? 좀더 말투에 신경 쓰는게 어때. "
케이는 더욱 더 퉁명스럽게 말했다.
" 어떻게 말해도 내용은 같잖아. 나는 후지나미가에서 너에게 바치는 공물이야! 좋아, 제대로 된 말투로 해주지. 아무쪼록 후지나미 산업에 원조해 주시길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교환조건은 저의 몸입니다. 이걸로 됐지? "
히다카는 재미있는 듯 케이를 바라보았다.
" 넌 옛날과 전혀 변하지 않았군. 뭐 괜찮겠지. "
그리고 인터폰으로 비서를 불러 두세가지 지시를 내린 후 케이를 다시 보았다.
" 일단 서류를 교환해 두자. 자금융자 계약서다. "
책상위의 서류를 마치 부모의 원수처럼 노려보고 있던 케이를 보고 히다카는 웃었다. 서류를 집어 들고 파라락 넘기며 말했다.
" 제대로 된 상거래야. 부도덕한 일 따윈 쓰여져 있지 않아. 안심하라구. 순이익을 20%로 보고 융자액 내의 3분의 1을 년 3%로 ........ 이봐 이봐. "
히다카는 멍하니 입을 열고 듣고 있을 뿐인 케이를 눈치 챘다.
" 너는 대학에서 무엇을 배운 건가? 경영학이나 경제학은 들었겠지? "
" 들었지만.... 거의 나가지 않았어. "
히다카는 서류를 집어던졌다.
" 좋아, 이것은 나중에 너희 비서실장에게 보게 하지. 어쨌건, 넌 여기에 사인을..... 그래 그걸로 됐어. "
그리고 다시 한번 비서를 불렀다.
" 후지나미 산업의 메인뱅크에 오천만엔, 긴급지원 수속을 해줘...... 그래..... 1차분이야...... 결재서류는 나중에 올려주고..... 그래....... 부탁해. "
그리고 일어서 상의를 입고 멍하니 서있는 케이에게 명령했다.
" 이리와 "
" 응? 어디가는데 ? "
" 뻔하잖아. 계약을 수행 하러지. 자, 따라와. "
히다카는 흰색의 심플한 마세라티 비토르보에 타고 있다.
" 직접 운전해? "
운전석에 앉은 히다카에게 케이는 놀란 듯이 물었다. 자신조차도 운전수가 붙은 차를 타고 있다.......
"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타는 건 좋아하지 않아. "
간단하게 대답한 히다카는 역시 굉장히 솜씨있는 드라이버였다. 그의 맨션에 도착할 때까지 케이는 감탄을 연발하고 있었다.
레이서가 되도 좋겠군........
맨션의 문을 열고 케이를 불러들이며 히다카가 말했다. 엷은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 말해두지만 너의 봉사는, 뭐, 그걸 봉사라 할 수 있다면 이지만, 별로 편한 건 아니야. 각오는 됐어? "
케이는 흥하고 그대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히다카의 집은 그의 오피스나 그의 차처럼 심플하고, 그런 주제에 잘 보면 굉장히 돈이 들은 것이다.
들어와서 곧 20평정도의 거실이 있다. 눈에 보이는 가구는 가죽 소파, 낮은 테이블, 안틱한 스탠드뿐.
" 굉장하군, 혼자 살아? 너, 앗, 그래, 저거, 저거 베네시안 유리잖아? 우와, 이거 진짜 ? 듀라의 에칭 아냐?..... 앗! "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케이는 털이 긴 융단에 발이 걸려 스탠드에 부딪친 후 문에 콧머리를 부딪쳤다.
" 너는 도대체.....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 건가 알고 있는 거야? "
히다카는 질린 듯 했다.
" 여기까지 와서도 살아있는 게 즐거워 어쩔 줄 모르는 것 같군. "
그는 케이의 몸을 문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 언제까지 계속될까 "
하고 웃었다.
그곳은 침실이었다. 아무리 케이라도 얌전히 될 수밖에 없었다. 아래를 보며 머뭇거리며 구두코로 융단을 차고 있다.
" 처.... 처음인데.... 나.... "
히다카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렇게 하면 그는 굉장히 냉혹하게 보인다.
" 괜찮아. 나는 너에게 나의 쾌락을 위해 봉사하라고 한거다. 처음이건 뭐건 전혀 상관없어. 그럼...... "
히다카는 케이를 평가하듯이 위에서 아래까지 흩어보았다.
" 그 옷은 꽤 자극적이다. 너에게 잘 어울려. 더럽히긴 싫지만 할 수 없지. 쟈켓을 벗고 벽 앞에 서봐. "
무슨 말을 들은 건가 모르고 있는 케이에게 히다카는 다시 한번 반복했다.
이번은 명백하게 명령조였다.
" 쟈켓를 벅고 벽 앞에 서. "
케이는 그 어조에 압도당해 그 말에 따랐다.
" 눈을 감고, 양손을 올려. 똑바로 위로...... "
카칭, 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철제 고리가 양손에 끼워졌다. 케이는 벽에 쇠사슬로 매달리게 되는 모습이 되었다.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채찍을 손에 들고 미소 지으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히다카는 악마처럼 아름다웠다. 다리가 떨린다.
" ㄴ.... 너, 새디스트야? "
숨을 들이 키며 케이가 물었다.
" 그 말대로. 난 새디스트야. "
미소와 함께 채찍을 휘둘러 내렸다.
뺨을 스치고 어깨에서 가슴에 격통이 달렸다.
"기다려 줘. 그런...... 그렇지만....... "
다시 한번. 이번은 옆구리에 채찍이 파고들었다.
" 계약을 파기하겠습니까? 후지나미군. "
와락 손을 턱에 넣어 위를 보게 하였다. 조용한 목소리. 조용한 눈. 케이는 오싹했다.
히다카의 손은 케이의 넥타이로 가 슥 그것을 잡아 풀었다. 칼라를 풀고 케이의 목덜미에 키스했다. 차가운 입술........
"나는 그래도 상관없어. 후지나미 산업은 파사하겠지만. 어차피 히다카에겐 가치 없는 회사야....... "
.......그런 걸 위해서, 유우코는 죽었다.......
---보상해! 네 몸으로!---
쓰기하라의 분노, 쓰기하라의 증오..... 다정했던 쓰기하라.......
" 계약은 파기하지 않아. 괜찮아. 계속해줘...... "
눈을 감고 케이가 말했다.
몇 번 맞은 것인가. 셔츠에는 피가 배어나오고, 여기저기 찢어져 상처투성이가 된 피부가 보였다.
" ......물.....물을 줘....... "
히다카는 컵을 가져와 케이의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조용하게 그 액체를 케이의 가슴에 부었다.
" ---------! "
케이는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몸을 무수한 바늘로 찔린 듯 했다.
히다카는 컵에 남은 액체를 자신의 입에 머금고 위를 향한 케이의 입에 흘려 넣었다.
보드카였다. 상처투성이의 피부에 독한 알콜이 스며들어, 케이를 헐떡이게 했다.
쇠사슬이 풀려지고 케이는 마루에 쓰러졌다. 그대로 잠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케이를 히다카는 로프로 묶었다. 천천히.... 즐기며..... 가슴의 상처에 줄이 파고들었다.
" 아직 이야?.....계속 하는 거야? "
케이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 히다카는 웃었다.
" 지금 건 말하자면 워밍업이었어. 네 몸에 아픔 이라는 게 무언가란걸 알려주기 위한. "
히다카는 케이를 무릎 꿇고 앉게 했다. 그 앞에 서서 바지를 내렸다. 그의 것은 명백하게 그의 욕망을 표시하고 있었다.
" 자, 그럼 레슨1 이다. 잘하지 못하면 처벌이야. "
그렇게 말하고, 케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자신의 하복부로 밀어붙였다.
더 입을 열어, 라고 하며 턱을 벌렸다. 제대로 혀를 사용해, 라고 하며 머리카락을 쥐고 흔들어, 케이는 점점 의식이 멀어졌다.
깨어난 것도 아픔 때문이었다. 히다카의 냄새가 남아있는 상처투성이의 입안에 퍼부어진 것은 데킬라였다. 로프는 풀려져 있었지만, 양팔다리를 가죽 벨트로 묶어 의자에 고정시켜 놓았다. 몸에 걸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시 한번, 데킬라를 퍼부어 케이는 심하게 기침했다. 입에서 넘친 술이 가슴에 떨어져, 케이는 한층 더 아픔을 받게 되었다.
" 너무해...... "
눈물이 핑 돌았다.
" 너, 내가 싫어? "
머리카락을 쥐고 다시 때렸다. 히다카는 즐거운 듯이 웃고 있다.
" 싫냐고? 설마. 나는 널 사랑하고 있어. "
" 거짓말! 사랑하는데 이런 심한 짓을 할 수 있어?! 너는 내가 싫은 거야. 아니 날 증오하고 있는 거야. 내가 어릴 적 널 차서....... "
다시 한번 맞았다.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 그래, 그건 슬펐지. 아무리 슬프다 해도, 네가 슬플 일은 없었겠지만...... "
라고 하면서, 히다카는 작은 금속상자를 꺼냈다. 작은 두장의 판과..... 콧노래라도 부르고 싶은 얼굴이었다.
케이는 필사로 말했다.
" 어린애였어..... 용서해줘. 아무것도 몰랐어. 뭐라도 할게. 지금 것도 더 잘 하고, 뭐하면 내 몸의 다른 델 사용해도 상관 안할게. 다른 녀석이 할 수 있는 거라면 나도 할 수 있잖겠어?"
플렛이 붙여져 케이는 무서운 듯이 그것을 바라보았다.
" 이거 뭐야? 뭐하려는 거야 ? "
그는 무서웠다. 이후 자신이 어떤 일을 당할지를 생각하면 공포로 전신이 떨렸다.
" 부탁이니까, 이제 그만둬줘. 제발...... 아픈 건 이제 싫어. "
" 네 우는 얼굴은 귀여워. "
히다카가 다정히 말했다.
" 너를 이 이상 울리는 건 불쌍하군. "
케이가 얼굴을 들었다. 매달리는 듯한 눈으로 히다카를 보았다.
" 하지만, 나는 그 불쌍한 우는 얼굴이 매우 좋은 거야....... 이것은 아까 내 것을 삼켜 넘기지 못한 벌이야. "
그렇게 말하고, 히다카는 그 금속상자의 스위치를 눌렀다.
케이는 묶여진 의자 채 튀어오르는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쇼크로 이빨이 덜그럭거리고 전신이 경련했다. 전류가 흘러 넣어진 것이다.
다시 한번 기절하기 직전에 히다카의 낮은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
" 모른다, 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죄야. 후지나미군. 비록 작은 어린아이라 해도, 죄는 죄야....... "

그날부터 케이의 지옥이 시작되었다. 히다카는 마음 내키면 몇 시가 되었건 케이를 불러냈다. 케이는 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그의 [일]이었기 때문에......

.................................................................
숨막힐듯한 장미향..........
몇 십 번짼가의 기절에서 깨어난 때 케이는 침대에 있었다. 나체로, 부드러운 모포에 쌓여져. 상처는 정성껏 소독되어져 있었다. 브라치나의 목걸이외에 몸을 속박하던 것은 모두 벗겨져 있었다.
베게머리의 꽃병에는 흰 장미가 꽂혀 있었다.
히다카는 없었다. 시계를 보자 아직 아침 8시였다.
근면한 녀석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정각에는 히다카상사 주식회사 본사빌딩 최상층 자신의 오피스에 있다.
" 후지나미산업의 사장은 오늘도 결근이다....... "
중얼거리고 케이는 또 베게에 머리를 묻었다.
누군가 어깨를 흔들어 깨어났다.
" 그러고 보니, 우리회사 비서과장도 근면했었지...... "
쓰기하라의 얼굴을 흘끔 보고 케이는 맘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 마중 나왔습니다. 사장님. 몇 개인가 봐주셨으면 하는 서류가 있습니다. "
" 나는 벌써 충분히 일했어. 그런 일은 네가 해줘. "
쓰기하라는 옷을 건네주며 차갑게 말했다.
" 오늘밤도 이쪽에서 묵으실 예정이 아니시라면 빨리 준비해 주십시오. 운전수가 기다립니다. "
" 망할, 정중한 말투 따위나 쓰고...... "
옷을 잡아채듯이 받아들고, 몸의 아픔을 참으며 입었다. 울고불고 소리쳐도 쓰기하라가 동정해 줄 리는 없으니까.......
차가운 쓰기하라...... 결코 날 용서하지 않는 쓰기하라.
" 넥타이를 똑바로 매주세요. 운전수가 수상하게 생각합니다. "
셔츠의 목부분사이로 보이는 브라치나 목걸이에 눈길을 멈추고 쓰기하라가 말했다. 케이는 그에게 넥타이를 건네며 말했다.
" 네가 매어줘. 난 그런 복잡한 일은 못해. "
유우코와 달리 멍청이니까...... 라 하고 싶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쓰기하라가 상처 입을 것이 분명했으니까........
쓰기하라는 아무 말 않고 넥타이를 받아 다소 난폭히 케이의 셔츠의 칼라에 둘렀다. 쓰기하라의 손이 케이의 목에 닿았다. 그대로 단숨에 목 졸라 죽여주지 않을까....... 그것은 매혹적인 상상이었다.
하지만..... 물론 그는 그런 일은 하지 않았다. 넥타이 다 멘 후 타이핀을 끼워주고 있는 쓰기하라의 손을 돌연 케이가 붙잡아 자신의 가슴에 대었다.
그러자마자 있는 힘껏 뿌리쳐져 케이는 비틀거리며 벽에 머리를 부딪쳤다.
" 바보 같은 짓은 그만둬 주십시오. "
케이는 비틀비틀 일어서며 말했다.
" 나는 어차피 바보야. 그러니까 이런 짓을 하고 있지. 머리는 안되지만 몸이라면 쓸 줄 아니까. 원했다면 너도 써볼래? "
쓰기하라는 듣고 있지 않았다. 재빨리 먼저 일어서 방을 나가고 있었다.
듣고 있지 않는 것을 잘 알며 말한 것이었다.
차가운 쓰기하라.... 결코 나를 용서해 주지 않는 쓰기하라.
히다카의 침실에서 무슨 일이 행해지고 있는지 희미하게 알고 있을텐데,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얼굴의 오른쪽 반은 화상자국이 남은 쓰기하라는 사람이 변한 듯이 차갑고 말이 없게 되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케이에게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일은 정확히 해냈다. 상품개발실에 있던 때부터 유능한 사원이었다. 유우코의 가까이 있기 위해서 비서과로 옮겨온 것이다. 지금도 비서과 소속임에 틀림없지만 케이의 전송과 마중 이외에는 비서과에 있지 않고 이전에 있던 개발실에 근무하고 있다. 그는 유우코와 같이 계획하고 있던 연기와 불에 강한 크로스의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회의 따위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케이는 거의 이해 할 수 없었다. 우선 아무도 케이를 이해시키려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는 회의결정대로 도장을 찍고, 사인을 했다. 그의 일은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다.
차가운 쓰기하라.....
차에 타던 때 비틀거리던 케이에게 그는 손을 빌려주려 하지 않았다. 건드리는 것조차 더럽다라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조수석에 있는 쓰기하라의 등은 케이를 냉엄하게 거절하고 있다.
그가 원했다면.....이라 케이는 생각했다. 나는 무엇이건 할 것이다. 그리고 쓸쓸하게 바랬다. 적어도 한번 웃어주지 않겠어, 옛날처럼, 케이라고 불러주지 않겠어, 라고.
그것이 예전에 세계에서 제일 행복했었던 케이의 세계에서 제일 작은 소원이었다.

샤워를 하는 때는 싫어도 자신의 전신이 눈에 들어왔다.
검고 부드러운 스트레이트 헤어. 검은 눈. 아이 같은 눈. 갈색의 피부. 상처투성이의 피부........ 섹스. 불쌍한 나의 섹스. 보답 받은 적이 없는 나의 섹스.....
그는 눈을 감고 손을 그것에 대고 스스로 자신을 달랬다. 쓰기하라에게 안겨져 있다... 그에게 키스당하고....... 그의 손이 몸 속 깊이를 더듬는다....
케이는 사정하고, 그리고 울었다.






#2301 고영주 (ko9468 )
[번역] 장미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5 11/29 16:30 169 line

5

" 몰랐다고 하는 게 죄일까? "
케이는 히다카의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말했다.
그의 양손을 뒤에서 꽉 묶고 있는 줄은 앞으로 돌아 그의 갈색의 매끈한 가슴을 조여들고 있다. 무릎 꿇은 자세를 시키기 위해, 손목과 발목은 짧은 줄로 연결되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목 위 부분 뿐이었다.
히다카는 케이의 머리카락을 왼손으로 움켜쥐고 가죽장갑은 낀 오른손으로 여러 번 케이의 뺨을 때렸다. 심하지 않게 적당히...... 즐거운 듯이 웃으며.....
입안이 찢어져 말을 하면 피가 흘러내렸다.
" 너는 날 벌하고 있는 거야? 좋아... 너는 얼마라도 날 벌해도 괜찮아.... 하지만.... "
흘러내리는 피를 삼켜넘겨 케이는 심하게 기침을 했다. 목걸이가 조여든다. 상처투성이의 가슴주위에 다이어가 반짝여 굉장히 음란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 하지만, 그렇다면 나에게도 벌하고 싶은 녀석이 있어....... "
케이는 눈물을 흘렸다. 고통 때문도, 공포 때문도 아닌. 그는 히다카의 앞에서 처음으로 비애의 눈물을 흘린 것이다.
히다카는 조금 의외인 듯 케이의 눈물을 바라보고 있다가 슥 일어섰다.
케이의 턱에 손을 대어 위를 보게 하고 느닷없이 뺨을 때렸다. 적당히가 아니게 계속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눈앞이 새까맣게 되어 케이는 의식을 잃었다.
깨어났을 땐 침대에 있었다. 양손은 변함없이 뒤로 돌려져 있지만, 그이외의 것들은 풀려 있었다.
드물게도 옆에 나체의 히다카가 있었다. 옷을 벗은 히다카는 역시 스포츠맨 답게 탄탄한 몸을 하고 있다. 케이보다 키가 크고, 모든 게 한층 크다.
그는 입 이외에 케이의 몸을 사용한 적은 없었다. 당하는 건가라고 멍하니 케이는 생각했다.
" .......마음대로 해....... "
힘없이 중얼거렸다.
히다카는 웃었다. 웃으며 케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그리고 케이를 끌어안고 사랑하고 있어,라고 속삭이고 다리를 휘감아 자신의 몸으로 푹 케이를 둘러쌓았다. 그리고 그대로 자버렸던 것이다.
히다카의 가슴은 넓고 따뜻했다. 규칙적인 심장소리는 케이의 귀를 즐겁게 했다. 눈을 뜨면 자신을 또 늘씬하게 때릴 이종사촌의 아폴론상 같은 반듯한 얼굴을 올려다보고 케이는 자신도 이상할 정도로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쓰기하라의 연구는 완성되었다. 다음은 이것을 상품화할 수 있을까 없을까,다...... 개발실에 사람들의 출입은 분주하게 되고 오랜만에 후지나미산업은 활기를 띄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케이와 관계없는 일이었다. 케이의 생활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손발의 검은 벨트에는 각각 쇠사슬이 붙여지고 마루에 고정된 네 개의 금속구에 연결되었다. 케이는 커다랗게 손발을 벌린 형태로 융단위에 바로 배를 깔고 엎드린 형상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목을 움직여 눈을 들면 히다카가 부드러운 채찍을 손에 들고 우아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털이 긴 융모가 아랫배를 간지럽힌다....... 몸속에서 무언가가 느껴졌다. 공포와는 다른 무언가......
공기를 찢는 소리와 동시에 그 감각은 사라지고 케이는 고통에 신음하고 울 뿐인 가련한 생물이 되었다.......
쇠사슬이 풀어지고 히다카는 부드럽게 케이의 몸을 위를 향하게 해, 다시 한번 쇠사슬을 채웠다.
"......융단이 더럽혀져...... "
히다카의 키스를 입술에 받고 피투성이의 등이 융모에 쌓여 지는 것을 느끼며, 케이가 말했다.
" 더럽혀진다고? 너의 피로라면 그것은 장식되어진다고 하는 거야. "
돌연 문을 누군가 노크했다. 케이는 당황해서 히다카를 보았다. 그는 여유있게 웃고 있다.
" 들어와. "
피가 빠져나가는 듯 했다. 들어온 것은 쓰기하라였다. 그는 일순 숨을 들이키고 케이를 바라보고, 곧 눈길을 피했다.
" 마중오도록 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만......... "
" 케이는 아직 근무 중이다. 조금 거기서 기다려 주지 않겠는가. "
케이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면 세계는 사라진다----
유우코, 누나가 가르쳐 줬었지. 그럴지도 몰라. 세계는 사라지고 그 대신 나타나는 것은 나 자신의 비참한 영혼이야....
케이는 눈을 떴다. 세계의 편이 더 나았다.
쓰기하라는 등을 문에 바싹 붙이고 서 있었다. 마치 이 역겨운 방의 공기로부터 될 수 있는 한 떨어져 있고 싶다고 하는 듯이. 손을 뒤로 모아 자신의 구두코에 시선을 떨어트리고 그는 마치 그대로 조각이라도 되어버린 듯 보였다.
수수한 다크블루 수츠에 세련된 추상적 무늬의 넥타이. 저것은 유우코가 그의 생일에 준 것이다.
---- " 그런 녀석한테 그게 어울리겠어?! "
카드를 접어 넣어 자신이 물들인 한지에 넥타이를 다시 쌓고 있던 유우코에게 케이가 말했다. 그러나, 그때 그의 주머니에는 세련된 타이핀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게 건네줄 수 있을까..... 결국 그것은 건네지는 일 없이 끝내 케이의 책상 서랍에 넣어진 채로 있게 되었다......

피부의 부드러운 부분에 채찍이 파고들었다. 비명을 지르지 않으려 어떻게 건 참았던 것은 몇 번째까지 였던가.
채찍이 내려쳐질 때마다 몸을 꿈틀거려 피하려 했다. 쇠사슬이 덜그럭거리고 가죽벨트가 마찰되는 소리를 낸다. 피투성이로 허리를 비틀고 있는 자신이 어느정도 음란하게 보일까 따윌 생각하고 있을 여유는 더 이상 없었다.
귀로 눈물이 흘러들었다.
" 눈을 감지 말고 보고 있어. 쓰기하라군. "
그 귀에 히다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얼굴을 든 쓰기하라와 눈이 마주쳤다. 불유쾌하게 눈썹을 찡그리고 가만히 케이를 보고 있다.
--- 죽어버려---
아름다운 눈이다.....
---죽어버려. 너 같은 건 괴로워하고 피투성이가 되어 비참하게 죽어버리는 게 좋아---
아름답고 잔혹한눈이다.
" 쓰기하라군, 이 사람은 말이지....... "
희미하게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
" 이 사람은 자네가....... "
" 그만둬줘! "
케이는 비명처럼 소리쳤다. 히다카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를 알았다. 어떻게 알았을까. 벌떡 일어나려다 쇠사슬에 끌어당겨져 제자리로 돌아왔다.
" 그만둬줘! 부탁이야.... 부탁이니까 그만..... "
죽어버리자.... 케이는 생각했다. 이렇게 쓰기하라에게 알려질 정도라면 죽어버리는 편이 낫다. 후지나미가이건 회사이건 어떻게 되든 좋다. 그를 위해서만 살아온 것이니까....
히다카는 조용하게 웃고 있다. 케이의 귀에 입을 대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 말하지 않아. 후지나미군. 아직 네가 죽어 주어서는 안되니까. "
그리고 쓰기하라를 돌아보았다.
" 자네는 이 사람을 증오하고 있을텐데. 어때? 해보지 않겠어? "
채찍을 내밀고 말했다.
쓰기하라에게 맞는다.... 몸도 마음도 모두 극도로 피곤해 있던 케이에게 그것은 굉장히 감미로운 것으로 생각되어졌다. 쓰기하라가 내려치는 채찍아래서 피를 흘린다..... 가두어져 있던 관능이 눈을 떴다. 몸이 정직하게 반응했다.
케이는 당황했다. 가릴 것도 없고, 생각을 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히다카의 시선은 곧바로 케이의 그곳에 향해져 있다. 쓰기하라에게만은 알게 하고 싶지 않다....
" 괜찮습니다. "
내던지는듯한 어조였다. 쓰기하라는 케이의 방향은 보려고도 안했다.
" 나는 그를 위해서 손을 더럽힐 마음은 없습니다....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
" 차였군, 후지나미군. "
케이는 히다카의 얼굴을 증오가 담긴 눈길로 노려보았다.
" 제기랄! 악마! 귀신! 사람도 아닌 자식!! "
히다카는 태연하게 웃었다.
" 고마워. 최고의 칭찬이야. "
그리고 다시 채찍을 들어올렸다. 케이를 기절시키기 위해.

"그로군. 네가 벌하고 싶다는 건. "
아픔에 신음소리를 내며 옷을 입고 있는 케이에게 히다카가 말했다.
" 아냐!! "
대답이 너무 빨랐다. 게다가 너무나 확실히 부정했다.
" 그를 위해 돌아온 것이로군. "
넥타이를 매주며 히다카가 말했다. 케이의 입술은 떨리고 있었다.
" 아냐..... 아냐, 난...... "
수트의 가슴을 장식하고 있던 핑크색 장미가 떨어졌다. 히다카는 그것을 주워 올렸다. 시들어 있다.....
새로 붉은 장미를 꽃병에서 빼내 가슴에 달아주었다.
상처 입은 케이. 불행한 케이. 나를 증오하는 케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 인생이 지금도 즐거운가? "
케이는 문앞에서 돌아보았다. 그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 타카시상..... "
케이를 방까지 데려다 주고, 그대로 등을 돌리고 돌아가려 하는 쓰기하라에게 케이가 소리쳐 불렀다. 이 이상 무시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 그런 호칭으로 부르지마! "
돌아보며 쓰기하라가 소리쳤다. 타는 듯한 눈동자에는 유우코를 잃은 슬픔과 케이에 대한 분노..... 그리고 케이를 용서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화가 섞여 있다.
케이는 가슴의 장미를 빼어 쓰기하라에게 내밀었다. 막 피어난 붉은 장미.
" 받아주지 않겠어? "
쓰기하라는 잠시 가만히 그 장미를 보고 있다가, 그대로 발길을 돌려 돌아보지도 않고 가버렸다.
그는 결코 내 생각을 알 리 없어.... 장미를 손에 들고 케이는 생각했다.
갑자기 먼 여름날의 정경이 케이의 뇌리에 되살아 났다. 뺨을 물들이고 케이에게 좋아해라 말한 아름다운 사촌.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는 처음으로 히다카의 슬픔을 이해한 것이었다. 모른다고 하는 것의 잔혹함.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죄의 깊이와 함께.......









#2303 고영주 (ko9468 )
[번역] 장미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6 11/29 21:54 240 line

6

피와 채찍, 비명과 눈물의 골짜기에서 때때로 이상하게 조용한 한때가 있었다.
그런 때에 케이는 몸의 자유는 빼앗겨 있지만 마음은 매우 가벼웠다. 육체가 구속되어 있는 것에 의해 오히려 정신이 해방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조차 생각되어졌다.
케이에게는 히다카에게 감추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가장 비참한 모습을 그에게는 모두 드러내 왔으니까. 눈물도 고통도 애원도....... 채찍이나 모진 괴로움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입에 담은 굴욕적인 말도 행위도 모두.
사랑도, 그리고 실연도, 였다.............

케이는 히다카의 발 앞에 소녀처럼 다리를 모으고 옆으로 앉아 있었다. 양 발목을 쇠사슬로 단단히 묶여져 있어 그 이외에 앉을 방법이 없었다.
목걸이로부터 쇠사슬은 히다카의 앉아있는 의자다리에 묶여져 있었다. 역시 쇠사슬로 묶여진 두 손으로 케이는 화보잡지를 흩어보고 있었다.
히다카는 아까부터 독일어 원서를 열중해 읽고 있었다. 때때로 입으로 케이에게 카뮤의 나폴레옹을 마시게 하고 있었다.
" 아, 여기 간적 있어, 나. "
갑자기 케이가 소리를 질렀다.
히다카가 들여다보았다. 남쪽의 섬들과 푸르른 바다. 산호초의, 진부한 사진이 커다랗게 양면에 걸쳐 실려 있었다. 오키노에라부섬, 이라는 코멘트가 붙어있었다.
" 있잖아, 전에 죠스라는 영화 있었지? 그거 보고나서 나는 산호초가 무섭게 되서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한때는 싫다고 했었거든. 하지만, 가길 잘했었어.... 굉장히 아름다웠어.... "
기억을 더듬듯이 허공을 보다가 히다카의 시선을 느끼고 웃었다.
" 물고기가, 날 보고 있었어, 똑바로. 눈이 마주치자 스슥 하구 다가오는 거야. 놀랐었어, 정말...... "
어떻게 해서든 히다카에게도 그 때의 감동을 알려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 3년 정도 전이었지만. 지금도 아름다울까....... "
사진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 또 가고싶어? "
케이는 얼굴을 들었다.
" 아니 "
짧게 대답하고 머리를 흔들었다. 쇠사슬이 작은 소리를 냈다. 자신의 상처투성이 몸에 눈을 주었다.
" 헤엄칠 수 없는걸. 이래선. "
히다카가 슥 손을 올렸다. 맞는 건가라고 생각했지만 때리지 않았다. 케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자신의 얼굴을 그 안에 묻었다.
" 여름태양의 냄새가 나. "
그리고 케이의 눈에 키스를 했다.
" 호수의 향기도 "
" 눈물이겠지? 짠건..... "
케이는 훗 하고 웃었다. 손을 들어 히다카의 뺨을 만지고 있었다.
" 네가 울리니까..... "

하지만 그런 온화한 날은 좀처럼 없었다. 히다카는 케이를 혼내 줄만큼 혼내주고 대부분 샤워도 하지 못하게 하고 내쫓았다.
그는 자신의 성욕의 발산시킬 곳으로 케이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케이의 성욕에는 일절 신경 쓰지 않았다. 케이는 히다카에게 진짜의미로 안긴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자신은 히다카에게 있어서는 단지 도구에 지나지 않아..... 다정하고 온화한 시간을 몇 번인가 가진 후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매우 괴로웠다.

" 오늘은 움직이기 편한 옷을 입고 오시라 하셨습니다. "
신제품의 상품화가 성공했다고 전해준 후에 쓰기하라가 케이에게 말했다.
케이는 옷장을 쾅 닫았다.
" 어차피 벗을 거니까 뭘 입건 마찬가지 아냐. 그렇지 않으면 술래잡기놀이라도 할 생각인건가. "
너무 피곤하다.
어제.....
히다카는 혼자가 아니었다. 슬라브계의 검은 눈동자의 젊은 남자와 함께였다. 둘은 케이에겐 이해할 수 없는 어미를 날카롭게 끊는 언어를 사용해 서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남자는 케이를 흘끔 보고 뭔가 말하고 웃었다. 히다카도 웃었다. 그것만으로도 케이는 심하게 상처 입었다.
히다카는 언제나처럼 케이를 대하고, 남자는 그것을 보고 있었다. 심하게 맞은 케이는 기절했고, 잠시 후 깨어났다. 눈앞에서 히다카가 젊은 남자를 안고 있었다. 히다카가 움직일 때마다 젊은 남자는 높게 소리쳤다.
그날 밤 방에 돌아와서도 케이는 잘 수 없었다. 깜빡 잠들 때마다 둘의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다.
케이는 자신의 섹스에 손을 대었다. 쓰기하라의 손, 쓰기하라의 입술을 떠올렸다. 쓰기하라의 손.... 쓰기하라의 입술...... 쓰기하라의 얼굴....
하지만 몇 번 해보아도 생각나는 것은 히다카의 손, 히다카의 입술, 히다카의 얼굴이었다. 안겨져 있던 젊은 남자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겹치며 케이는 사정했다.
히다카는 그 남자도 나처럼 때리는 걸까. 그렇게 생각한 때 받은 격렬한 동요. 그것은 무엇인걸까.......
케이는 하룻밤 내내 그런 생각에 시달렸던 것이다.
" 드라이브에 데려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
쓰기하라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 처음엔, 언제나처럼 집에 오라 하셨습니다만..... 주제넘은 짓이었습니다만, 굉장히 피곤하신 듯하니 오늘은 그만둬 주시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씀드리자.... 그럼, 오늘은 드라이브 만이다. 라고.... "
" 걱정해 준거야, 타카시상? "
부르지마,라 해도 옛날부터 부르던 호칭이 입에 붙어 나왔다.
" 유우코의 동생이니까.... 넌 "
자연스레 쓰기하라도 옛날처럼 대답했다.
" 고마워...... "
말하자마자 가슴이 메었다. 눈물이 날 듯 했다. 히다카의 덕으로 나는 눈물선이 고장 난 것 같다......
케이의 눈물을 본 것인지 쓰기하라는 당황한 듯 덧붙였다.
" 신제품이 팔리기만 하면....... 그렇게만 되면 더 이상 너에게 매춘부 같은 짓은 시키지 않아도 되는 거야. "
케이는 망설였다. 어째서? 즐거워야 하는데 어째서?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에메랄드그린의 후드티에 핑크코튼팬츠. 선명한 쇼킹오렌지의 스카프를 한, 히다카가 눈이 아프다 하는 모습으로 비트르보에탔다.
히다카는 흰 요트파커에 흰 바지, 흰 스니커에 드물게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카스테레오의 스위치를 넣고 놀랬다. 깅기라깅의 하드메탈이 흘러나온 것이다. 히다카는 자신의 방에서는 클래식밖에 듣지 않았다. 바로크음악이나 고대 류트의 발라드, 또는 콘트라테너의 관능적인 코러스를 소리를 낮추어 틀어 놓고 있었다. 대단한 차이다.
" 이런 거 토시아키상의 취미였어? "
" 그래. 학생 때는 록밴드의 기타리스트였었어. "
" 몰랐어. "
케이는 눈을 깜박였다.
" 토시아키상은 뭐든지 할 줄 아는구나. "
아마 그게 나의 불행이다라고 히다카는 속으로 생각했다.
" 좋겠군. 멋져. "
케이는 순진하게 감탄했다.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어지럽히고, 스카프를 휘날리고 있는 케이는 건강한 보통남자아이로 보였다. 자신도 건강한 보통의 인간으로 보일까.....
" 좋지 않아. "
히다카가 말했다.
" 그러는 새 원해도 얻지 못하는 것만 원하게 되니까. 터무니없는 것만을 원하게 되는 거야...... "
케이에게 듣게 하기 위해라 하기보다 자신의 마음 깊은 곳을 향해 중얼거렸다.
" 바다다! "
케이가 환성을 질렀다. 아이처럼 히다카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 봐, 바다야, 저기! "
히다카는 질려있었다.
" 당연하잖아? 바다를 보러 왔으니까. 이것 봐, 그렇게 잡아당기지마. 운전을 할 수 없잖아. "
도로변에 차를 두고 모래사장으로 나왔다. 아직 좀 바람이 차다. 토요일
아침의 바닷가에는 히다카와 케이이외에 사람은 없었다.
케이는 모래사장을 달리고 바지단을 접어 철썩철썩 소리를 내며 바다에 들어갔다. 물을 흩뿌리려 공중에 무지개를 만들며 놀고 있다.
태양빛에 검은 머리카락이 빛나, 케이는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보였다. 모래사장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히다카에게 손을 흔들며 웃었다.
먼 여름날의 케이. 히다카가 죽을 정도로 소망하던 케이.... 건강하고, 행복한 케이......
그는 지금도 행복할까.
후드티의 소매가 말려 올라가 히다카가 낸 상처가 들여다보였다. 붉고 가늘게 부은 자국.
---부탁이야.... 그만해줘..... ---
애원하는 케이의 눈. 케이의 눈물. 케이 안에 자신에 대한 증오, 공포, 반항. 그것을 히다카는 사랑하고 있었다.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으로서의 케이의 마음을. 하지만, 지금,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케이는......
" 이것 봐! 게 잡았어! "
케이가 달려왔다. 그 손을 잡고 난폭하게 끌어 당겼다. 놀란 듯이 가볍게 벌린 입을 자신의 입으로 막았다. 이사이로 입술을 넣어.......

뺨에 따뜻한 젖은 것이 닿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케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 왜 그래? "
케이는 멍하니 웃었다. 웃으며 눈을 비볐다.
" 몰라. 분명 조건반사 아닐까. 너한테 키스 받은 때, 난 대부분 울고 있었으니까...... "
묶이지 않고 맞지도 않고 키스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이 기뻤었다.
죽 안겨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묶여서 맞고 있던 때는 그 정도로 증오스럽다고 생각한 히다카에게.....
히다카에게 끌리고 있다.... 얼마전의 망설임의 의미에, 그리고 어젯밤의 동요의 원인에 케이는 겨우겨우 생각이 미친 것이다.
팔 안에서 자신을 올려다보고 부끄러운 듯이 웃는 케이를 히다카는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갑자기 불안해 졌다.
이 케이를 손에 넣어버리면, 나는어떻게 하지.... 자신의 손안에 증오와 공포 때문이 아닌 사랑과 기쁨으로 떨고 있는 케이를 상상했다. 자신이 안고, 손에 넣은 동시에 버려온 몇 명인가의 연인들을 떠올렸다.
연인? 아냐 틀려. 자신에게 있어서 연인이라 할 수 있는 건 단지 케이 한명뿐이었다.
그 케이역시 자신은 버릴 것인가. 육체를 소유하고, 정신을 종속시키자마자 모든 매력이 사라진 그들처럼.
히다카는 바지가 젖는 것도 상관 않고 모래위에 주저앉아 게를 위해 작은 연못을 만들고 있는 케이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이 아이를 죽일 수밖에 없다.....
빛나는 태양, 구름하나 없는 푸르른 하늘, 푸르른 바다.... 밝고 한점의 티도 없는 풍경 속에서 히다카는 자신의 마음에 결코 사라질 리 없는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지나미 산업은 재건했다. 신제품의 판매는 순조롭고 히다카상사로부터의 수억에 이르는 차입금도 조금씩 반환해 가게 되었다.
쓰기하라는 개발실에 틀어박혀 케이는 요즈음 언제나 혼자서 운전수가 붙은 차를 타고 히다카에게 다니고 있었다. 풀가동 중의 후지나미 산업은 케이의 존재 따윈 잊어버린 듯 했다.

케이는 양 손목을 하나로 묶여져 천정에 매여 늘어뜨려져 있었다. 흰 비단셔츠에는 피가 배어나오고, 검은 세미예복의 바지에도 피가 튀어있었다.
맨발의 발톱 끝은 바닥으로부터 겨우 몇 센티 떨어져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몇 센티는 한없이 멀었다.
얼마 전부터 여러번 기절했다. 줄이 손목을 파고들어가 피가 흘렀다.
" 사랑하고 있어, 후지나미군. "
히다카는 반복해서 케이의 귀에 속삭였다. 속삭이며 풀어헤쳐진 셔츠사이로 보이는 가슴에, 옆구리에 불이 붙은 담배를 눌러대었다.
" 앗....아아..... "
여러번 피부에 700도의 열을 받았다. 몸부림 칠 때마다 케이의 몸은 빙글빙글 회전했다. 줄이, 핏기를 잃은 차가운 손목에 무참하게 파고든다.
"....... 내려줘, 부탁이야..... 내려줘.... "
손목위의 감각은 벌써 느끼지 못했다. 발끝이 공허하게 바닥을 찾았다. 눈에 땀과 피가 흘러들어갔다.
" 제길...... 악마!.... "
히다카는 부드럽게 케이의 뺨을 만졌다.
" 사랑하고 있어, 귀여운 후지나미 군. "
히다카..... 해안에서 자신을 안아주었던 다정한 히다카. 여기있는 것은 누구지.....
" .... 키스....해줘..... "
자신으로서도 생각치못한 말이었다. 히다카의 입맞춤만이 자신을 이 고통에서 구해줄 수 있다........ 겹쳐진 차가운 입술을 탐하고, 원했다. 일순, 고통을 잊었다.
히다카는 흔들리는 케이의 머리를 받치고 그 귀에 속삭였다.
" 괴로워하고 있는 너는 굉장히 아름다워. "
그렇게 말하고 케이를 껴안아, 그대로 그 몸을 힘껏 끌어내렸다. 케이는 기절했다.......
히다카의 가슴에 뺨을 대고 케이는 흐느껴 울었다. 목에 건 쇠사슬로 침대머리에 매여져 있다. 손목의 줄은 풀려 있었지만, 감각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 너무해....... 질렸어. 이런 건 아냐. 죽어버리는 줄 알았잖아.... "
훌쩍거리며 히다카에게 호소하였다. 케이를 상처 입히고 피투성이로 만든 장본인 히다카에게. 히다카로부터 받은 고통을 가시게 해 주는 것 또한 히다카 였으니까.
그의 가슴을 눈물로 적시고 그의 발에 끼워져 따뜻한 가슴에 안겨 있으면 모든 것으로부터 지켜지고 있는 듯해서 케이는 안심했다.
히다카가 주는 고통이 심하면 심할수록 그 평안함은 기분 좋았다. 그 평안함을 위해서라면..... 케이는 문득 생각했다. 아무리 채찍에 맞고 피를 흘려도 상관않겠다.....
케이는 사랑과 증오의 위험한 선에 서있었다. 그것이 어느 정도 위험한 일인가를 모르고 있는 것은 히다카의 편이었다.
" ......케이...... "
히다카는 가슴에 안긴 사랑스런 생물을 불러보았다.
반쯤 자고 있던 케이는 대답다신 코를 갖다 대어 젖은 속눈썹으로 히다카의 가슴을 간지럽혔다.
" 케이.... 결코 날 사랑해선 안돼. 나를 계속 증오하고 있는 거야... 알겠지?"
벌써 늦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히다카는 속삭였다. 사랑해선 안돼. 결코......
하지만... 벌써 늦은 것이었다.



앞으로 칠장 하나남았습니다.
마지막장......






#2306 고영주 (ko9468 )
[번역] 장미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7(완) 11/30 01:04 196 line

7

또 다시 케이는 정장을 하고 히다카의 앞에 섰다. 중역들도 동행했다.
" 오랜 동안 원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후지나미 산업도 겨우 궤도에 오르게..... "
길게 전무가 인사를 늘어놓았다. 케이는 듣고 있지 않았다. 히다카의 얼굴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변함없이 예의바른 미소를 띄우고 우아하게 정중히 대응하고 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마지막으로 히다카가 케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 작별이군, 후지나미군. 즐거웠었어. "
목소리에 아주 조금이지만 안심한 듯한 울림이 포함되어 있다.
케이는 묵묵히 그 손을 잡았다. 따뜻하고 다정한 손. 케이를 울렸던 잔혹한 힘센 손. 그의 채찍, 그의 구타. 두 번 다시 받을 수 없다. 그리고 그 깊은 안도도.
방을 나가는 때 다시 한번 돌아보았지만 히다카는 벌써 책상위의 서류에 시선을 떨어트리고 케이 쪽은 흘깃 보지도 않았다.
회사에 돌아가자 다시 중역회의가 열렸다. 신제품개발의 공적이 높이 평가되어 쓰기하라도 참석할 수 있었다. 밝은 희망에 찬 회의였다.
" 사장님. 무언가 한 말씀 해 주십시오. "
마지막에 형식적으로 전무가 물었다.
쓰기하라가 케이를 보고 있다. 옛날처럼 다정한 눈길. 다정하고 잔혹한, 끝내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쓰기하라. 케이의 생각. 넘쳐나는 생각도, 눈물도.
" 나는 사장을 그만두겠습니다. "
전원의 눈이 케이에게 집중되었다. 쓰기하라는 입을 벌리고 케이를 바라보고 있다.
" 어째서 그런.... 지금부터 시작인데..... "
" 나는 더 이상 필요 없지 않습니까? "
" 그런! "
쓰기하라가 벌떡 일어났다.
" 케이에게 굉장한 일을 당하게 한 것은 알고 있어. 그것을 비난할 생각이라면... "
" 아니야. "
케이가 말했다.
" 비난 따윈 안해. 나는 감사조차 하고 있는걸. 하지만 이제 날 해방시켜줘도 좋잖아? 나는 사실, 이런 일은 잘 맞지 않아. "
" 일은 금방 배울 수 있어. 너라면 할 수 있어. "
옛날에, 시험 전에 케이를 격려한 것과 같은 어조였다.
" 전원이 협력할거야. 네가 있으니까 후지나미는 다시 일어선거야. "
" 만일 그것을 감사해 주려 했다면.... "
케이는 조금 웃었다.
" 부디 날 해방시켜줘, 부탁해. "
케이의 의지가 움직이지 않을 것을 알고 쓰기하라는 큰 한숨을 쉬었다. 한달 후의 주주총회에서는 케이의사임을 받아들였다.
온화한 중역중의 한사람이 사장에 취임하고 쓰기하라 및 젊은 두뇌들이 주변을 견고히 다졌다. 케이와 케이의 모친을 위해 상당액의 주권이 돌려졌다

케이는 여러번 히다카에게 연락을 하려 했지만, 그는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
케이는 히다카의 맨션에 가 앞의 작은 공원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히다카는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날은 비가 왔다. 케이는 나무아래 그네에서 비를 피하며 히다카를 기다렸다. 일생이라도 기다리려 했었다. 히다카의 일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흰 비트르보가 주차장에 들어간다.... 케이는 일어섰다.
열쇠를 손에 들고 맨션에 들어간 히다카가 케이를 발견했다.
" 뭘 하고 있는거야. 이런 곳에서..... "
흠뻑 젖은 케이에게 눈썹을 찡그리며 히다카가 말했다.
" 기다리고 있었어. 널. 만나주지 않으니까....... "
" 이제 계약은 끝났어. 너를 속박할 이유가 없어. 돌아가. "
" 그런게 아냐! "
케이가 소리쳤다.
" 나는 자유야. 내 자유로 너를 만나러 온거야. "
매달리는 듯한 눈으로 히다카를 바라보았다.
" 함께 있고 싶은 거야. 너하고. "
히다카는 케이를 무시하고, 엘리베이터 홀로 향했다. 케이는 쫒아왔다. 닫히려 하는 엘리베이터에 뛰어들어 말했다.
" 무슨 일을 당해도 좋아. 너하고 있고싶어. "
히다카는 웃었다.
" 넌 벌써 잊은 거야? 울며 살려달라고 말했던 걸. 부탁이니까 그만둬달라고 말했던 걸? "
" 잊었어 "
케이가 말했다.
" 그러니까 몇 번이라도 생각나게 해줘. 너를 사랑하고 있어. "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조용한 복도를 걷고 있었다. 히다카는 발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 너는 내가 싫어? "
반짝이게 빛나는 검은 눈동자를 내려다보았다. 눈물을 머금은 눈, 공포에 떠는 눈, 애원하는 눈. 히다카를 매료시킨 눈. 그 눈이 자신의 어둠을 이해하는 일은 절대 있을 리 없다......
히다카는 열쇠를 구멍에 넣으며 말했다.
" 몇번인가 말했다고 생각하지만, 난 널 사랑하고 있어. 귀여운 후지나미 군. 그러니까 넌 이제 여기 오면 안돼. "
" 왜 ? "
" 넌 바보로군 "
" 그래, 난 바보야. 모두 그래. 유우코도 그렇게 말했어. 바보가 아니라고 한 건 쓰기하라상 뿐인걸. 하지만 그건 그 사람이 틀린 거야. 난 바보야. 그러니까 몇 번이라도 말할 거야. 널 사랑해. "
히다카는 문을 열었다. 쫓겨나는 건가라고 생각했지만 들어가게 해주었다.
" 곤란한 아이군. "
바스타올과 브랜디 글래스를 건네주었다. 케이는 소파에 앉아 술을 홀짝거렸다. 몸의 자유를 빼앗기지 않고 여기에 앉은 것은 처음이었다. 무언가 묘하게 안정되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자 히다카는 웃었다.
" 묶이길 원해? "
" 너.... 네가 원했다면.... "
히다카는 케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슬픈 듯한 눈이었다.
" 넌 바보로군. "
다시 한번 말하고 케이의 입술에 키스했다.
케이는 처음으로 히다카에게 안겼다 .히다카의 뜨겁고 단단한 것을 자신의 몸 안에 느끼고 케이는 고통보다도 그 쾌감에 여러번 소리 지르며 울었다.
오른손을 히다카의 머리카락 속에 왼손을 히다카의 섹스위에 두고 케이는 잠에 빠져 들었다.
“ 사랑하고 있어 케이. .... 나는 정말 널 사랑하고 있어....”
히다카의 낮은 목소리를 케이는 꿈속에서 들었다.
" 나도야.... 토시아키상..... "
케이의 자는얼굴은 행복에 겨워 미소짓고 있었다.

" 한달 뒤 "
언제나 함께 있고 싶다고 하는 케이에게 히다카가 말했다.
" 한달이 지나면 와. 그 후론 죽 함께 있어 줄테니까 "
한달후야. 꼭 약속이야. 전화 할테니까. 케이는 즐거움에 겨워 돌아왔다.
그 날아갈 듯 깡총거리며 뛰어가는 뒷모습을 히다카는 서재의 창으로 보고 있었다.
그걸로 좋은건가? 라고 히다카 속의 어둠은 묻는다. 그걸로 좋다, 라고 히다카는 대답했다. 그는 깊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히다카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모두 놀라서 이유를 물었다. 이삼년 천천히 쉬고싶습니다, 라고 히다카는 대답했다.
일본굴지의 대기업 이사취임을 눈앞에 두고 사직했다--- 여러 가지 억측이 난무했지만 히다카는 전부 무시했다. 무얼 하건 그는 먹고사는데 곤란하진 않았다. 일은 그의 취미 같은 것이었다. 부자들이 하는 짓은 알 수가 없어--- 그것이 주위의 결론이었다.
한달 간 해 두어야할 일을 전부했다. 일을 인계를 하고 재산을 정리했다.
누가 물으면 웃으며,
" 연인이 생겼어. 둘이서 잠시 동안 여행이라도 할까하고. "
라고 대답했다.
딱 한달 째의 아침 케이가 전화를 걸었다. 기다리지 못하겠는 듯 목소리가 웃고 있다.
" 응? 이제 가도 돼? "
" 아직 안돼 "
실망한 케이에게 히다카는 웃으며 말했다.
" 저녁 6시. 시간엄수해서 와. 너무 빨라도, 너무 늦어도 안돼. "
딱 여섯시에 케이는 맨션의 벨을 눌렀다. 분명 벨은 울리고 있는데 대답이 없다. 몇 번 눌러보아도 같았다.
물건이라도 사러 간걸까.... 노브를 돌리자 간단하게 문이 열렸다.
" 토시아키상. "
케이는 썰렁하게 조용한 방을 돌아보고 히다카를 불렀다. 처음에 온 때와 전혀 틀리지 않은 분위기. 베네시안 글래스의 꽃병, 듀라의 에칭.... 가죽소파에 테이블.... 안틱한 스탠드.....
갑자기 격심한 불안에 사로잡혔다.
" 토시아키상! "
부엌에도 침실에도 히다카는 없었다. 욕실에... 서재, 그렇다, 서재야.
달려가 문을 열었다.
히다카는 창을 마주한 책상을 향해 앉아있었다. 케이가 맨션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있었던걸까.
" 토시아키상...... "
부르는 케이의 말은 도중에 멈추었다. 팔걸이로부터 툭 떨어진 오른손... 그 앞의 마루에 뒹굴고 있는 것은...... 권총. 엷은 푸른 연기조차 보인다.... 왼쪽의 벽에 피와 뇌수가 튀어, 소리도 없이 흘러 떨어지고 있다.
케이는 앞으로 돌아갔다. 무릎이 덜덜 떨린다.
" ..........토시아키상..... "
파랗게 질려 있지만 부드러운 얼굴. 관자놀이에 뚫린 구멍이 없으면 히다
카는 피곤해서 자고 있는 듯 했다.
손으로 만져보자 아직 따뜻하다. 심장에 귀를 대어 맥을 살펴보고, 코와 입에 손을 대어 보고, 어딘가 생명의 조짐이 없는지 케이는 필사적으로 찾았다. 몸을 흔들자 왼쪽의 관자놀이에 뚫린 구멍에서 다시 피와 뇌수가 흘렀다.
히다카는 죽어있었다. 그것도 바로 수분전에 죽은 것이었다.
전화를 들고 구급차를 불렀다. 히다카의 발 앞에 앉아 그의 손을 잡고 그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명령을 기다렸다. 예전에 그랬듯이. 언제까지라도 기다렸다.
구급대원이 와서 케이를 히다카로부터 떼어냈다. 히다카의 손이 떨어지고 처음으로 케이는 자신이 울고 있는 것을 알았다.
책상위에는 케이앞으로 유서가 있었다. 유서라 해도 매우 짧은 것으로 언제나 쓰던 이름 박힌 편지봉투에 애용하던 종이를 써서 단정한 글씨로 쓰여져 있었다.
" 지금은 5시 53분. 네가 달려오는 것이 보인다. 웃고 있는 듯하다. 행복한 케이. 빛 속의 케이. 안녕. 나는 나의 어둠에서 도망칠 수 없어. "
문징 대신 작은 열쇠가 놓여져 있었다. 하얗게 빛나는 브라치나. 복잡한 문양속에 다이어가 하나 박혀있다. 케이의 가슴을 장식하고 있는 것과 같은 다이어다.
케이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었다. 히다카의 말이 기억 저편으로부터 떠올랐다.
-----사랑하고 있어, 케이. 정말 널 사랑하고 있어-----
-----있을리 없는 것을 원하는 거야. 원해도 얻을 수 없는 것만을 원하는 거야-----
내가 사랑해서 그 사람은 죽은 것이다...........
-----사랑해선 안되. 케이 절대로 날 사랑해선 안돼-----
케이는 격심하게 울었다.

두달후, 케이는 욕실에서 양 손목의 동맥을 끓고 자살했다. 나체로 브라치나의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피가 튀어 진홍의 장미꽃처럼 보였다.
케이가 점점 회복되고 있던 것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모두 미심적어하였다. 어째서? 왜 지금와서?
그의 유서는 단지 한줄뿐이었다.
" 더 이상 장미는 오지 않는다. "
그날은 케이의 23세 생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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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 끝냈다. ^^
어쨌건 끝냈습니다.
해석이 아닌 작문을 했지만, 그래도 끝냈습니다.
........................
할말없는 KIRA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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